[불기 2564년(2020년) 하안거결제법회] 젊음도 빛나고 늙음도 빛나라 > 법회와 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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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법문 | [불기 2564년(2020년) 하안거결제법회] 젊음도 빛나고 늙음도 빛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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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상사 작성일20-06-22 14:22 조회1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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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년(2020년) 하안거 결제법회 법문

젊음도 빛나고, 늙음도 빛나라!

 

무엇이 진정한 청법인가?

여름안거일입니다. 4월 보름에는 여름안거를 하고 10월 보름에는 겨울 안거를 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안거를 하고 있는데 내용적으로 안거의 본래 뜻한 바를 충분하게 만들고 담아내고 펼쳐내지는 못하는 것 같아 늘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청법가라는 의식으로 법회를 시작했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청법일까요? 관념적으로가 아니라 실제적으로 생각을 해봤으면 합니다. 교통·통신·기술이 발달하다보니 어디에 있는 것도 숨겨지지 않고 드러나게 되고 모두 알게 되는 시대입니다. 초기불교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초기불교 중 진정한 초기불교는 어떤 것일까요? 나는 불교의 가장 원형은 부처님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전의 교리나 말씀이 생기고 펼쳐질 수 있었던 원천은 부처님의 사고와 언어와 행위가 드러난 그의 삶에서 비롯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당시 청법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당연히 청법가는 없었을테고, 멋있게 꾸며진 법회 장소도 없었습니다. 무지와 문맹, 가난이 지배하는 사회였습니다. 이런 저런 인연 때문에 법문을 하셨을텐데, 요즘처럼 멋있는 법상에서 하는 법문은 없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인연이 주어지면 소박하게 둘러앉아서 묻고 답하는 대화이었을 것입니다. 붓다의 법문은 대부분 누가 와서 물었을 때 이루어졌습니다. 그렇게 보면 정성을 다해 진지하게 묻는 것이 진정한 청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멋있게 장엄하고 격식을 꾸민다고 하더라도 치열하게 삶을 탐구하고 묻는 것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은 청법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내용은 없고 격식과 형식만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현상들을 좀 더 진지하게 관찰하고 사유하면서 담아내야 할 내용들을 놓치지 않고 더 투철하고 깊고 풍부하고 참되게 채워내는 안거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 어둠의 상황에서 불교가 희망이 되려면

오늘 백장선원의 스님들이 결제라고 오셔서 차 한 잔 하며 잠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오셨습니다. 요즈음은 마스크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잖아요. 코로나19 앞에 기고만장하고 자신만만하게 달려왔던 인류의 문명이 쩔쩔 매고 있습니다. 지구를 넘어 우주를 바라보며 날고 뛰는 인류 문명이 코로나19로 인하여 무력함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우리가 철썩같이 믿었던 인류 문명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과 길, 인류 문명이 붙잡고 있는 내용들을 원천적으로,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천지개벽할 정도로 개인, 사회, 국가, 세계, 인류가 자기 혁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똑똑한 몇몇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진보/보수, 농촌/도시, 모든 종교를 넘어 온 인류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뉘우치고 새로운 길을 찾고 열어가는데 우리 모두가 전력하지 않고서는 어쩌면 불교도, 기독교도, 진보/보수도 역사 속에 살아남을 수 없게 되는 문명의 위기, 문명의 종말을 불러들이는 불가피한 상황이 나타나게 되지 않을까 참으로 두려운 상황입니다. 진정한 빛은 어둠속에서 빛난다고 합니다. 불교가 진짜 희망이라면, 우린 그렇게 믿고 살고 있지 않습니까? 불교가 진짜 빛이고 희망이라고 한다면 어둠이 지배하는 이 상황에서 빛을 발해야 합니다. 그 빛이 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그런 역할을 해야 그동안 불교가 좋은 거야, 빛이고 희망이야 하며 주장하고 자랑하고 강조해온 말들이 빈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류가, 대한민국 국민이, 남원 시민이, 산내 면민들이 무지와 미혹의 어둠에 휩싸여 어찌할 바를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에게 빛을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야 불교인이라고 할 수 있고, 출가 수행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름 안거가 빛을 밝혀내는 안거가 되도록 해야만 그 안거가 참된 안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 정신 바짝 차립시다.

 

미혹의 문명을 넘어 깨달음의 문명으로

여름 안거 주제를 젊음도 빛나고 늙음도 빛나라로 정했습니다. “일등홀파 一燈忽破 천년암 千年暗, 문득 등불을 하나 밝히면 바로 그 순간 천년 어두움이 사라진다.” 길 잃어 헤매던 사람들이 , 내가 가야할 길이 바로 이 길이구나하고 환호한다는 내용입니다. 불교가 세상에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일을 위해 부처님이 세상에 오셨고, 오늘날까지 불교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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