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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작은 길 _ 도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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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상사 작성일20-11-18 14:23 조회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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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스님께서 시를 쓰셨다고요?"

"뭐래, 뭐래. 하하"

가끔씩 찾는 분이 계셔서 여기에 올려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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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작은 길

 

- 도법스님



실상사 내 방

창문을 열고 마루에 서면

아담한 극락전 마당 한 켠에

기왓장으로 경계를 표시한

길이랄 것 없는 작은 길 하나 있다.


나는 매일 그 길에서 나인 그대

삶을, 죽음을, 성공을, 실패를 만난다.

나인 그대

후라이꽃을, 작은 출입문을

풀매는 스승을, 마루닦는 할매를

그리고 온 실상사를, 온 세상을, 온 우주를 만난다.


나는 매일 그 길에서 

나인 그대

젊음을, 늙음을, 환한 희망을, 깜깜한 절망을 만난다.

나인 그대

홍척의 비석을, 작은 냇물을, 예쁜 텃밭을

푸르른 하늘을, 천왕봉의 흰구름을

그리고 온 실상사를, 온 세상을, 온 우주를 만난다.


나는 매일 그 길에서 

그대인 나

고단함, 편안함과 함께 아침 먹으러 간다.

그대인 나

페미니즘 청년, 템플스테이 아줌마

시원한 바람, 뜨거운 햇빛

그리고 온 실상사, 온 세상, 온 우주와 함께


나는 매일 그 길에서

그대인 나

기쁜 소식, 슬픈 소식과 함게 아침법석에 간다.

그대인 나

넓은 절 마당, 푸르른 소나무

고요한 눈빛, 가벼운 발걸음

그리고 온 실상사, 온 세상, 온 우주와 함께


날마다 빛난다, 작은 길에서

그대인 나의 삶을 만나는 기적이

나인 그대의 삶을 만나는 신비함이

늘상 온 우주와 함께 하는 불가사의함이

참 넓고 큰 작은 길, 참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이다.

그래, 무엇이 부족한가.

이만 하면 걸을만하지 않은가. 

엣취!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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